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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어둠이 내릴 때.

낮시간 동안 시끄럽게 들판을 울려대던
기계들도 꺼지고,
딸들에게 준다고 깻잎을 따던 골담어르신도,
고구마를 캐던 웃담 아주머니도,
모두들 집으로 가고,
조용해진 들판.

언제나 요란하고 시끄러운
사람들이 들판을 비우고 나면
진짜 자연의 소리들이 들립니다.
작은 풀벌레들의 우는 소리,
먹이를 물고 둥지로 돌아가는
새들의 날개짓소리,
바람이 들판을 쓸고 지나가는 소리,        
벌레를 잡느라 부시럭거리는 들쥐소리,      
어둠이 내려 앉기 직전의 들판은   
낮에 와는 전혀 다른 소리들로 가득찹니다.

이 시간~ 사람들이 아닌 진짜 들판의 주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때,
이 시간이 하루 중 제~일 좋습니다.

들판에 앉아 이 소리들을 들으며
어두워져 오는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에 있는 것들이 모두 비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욕심도 미련도 다~~
그래서 가끔 들판에 앉아서 멍하니 있는걸 좋아합니다.




오늘도 잠깐 앉아서 몰려오는 어둠을 맞이 하며,
성질급한 부엉이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