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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이야기

재수 없었던 A씨

그제 농암면의 어느 동네에서 갑자기 10여명의 사람들이
개울을 건너고, 들판을 지나, 산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답니다.
무슨일이 있었냐고요? 이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서울에서 온 A씨가 차를 타고 이마을을 지나 가다가 무심코
들판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잔뜩 나와서 일을 하고 있더랍니다.
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A씨는 번뜩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된 A씨는 즉시 차를 동네로 돌렸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동네에 있는 어떤 집으로 들.어.가.서.는... 털었습니다.
일명 빈집 털이. 맞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A씨는 절도전과 8범의 도둑놈 이었습니다.
들판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사람들이 들판에 나와 있으니 집들이 모두 비었겠구나~ 아싸~ 좋다~~~"
하고 바로 그 빈집들을 털러 갔던 겁니다.
그렇게 서너집을 털고 나오다 딱~ 걸렸습니다.
A씨를 본 동네주민의 신고를 받고 관내 파출소 순경들은 물론 연락을 받은
인근 방범대원들과 의용소방대원들까지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출동했습니다.
그래서 개울을 건너고, 들판을 달려서 결국 산으로 도망가다 산에서 잡혔답니다.

이 A씨에게 도둑을 맞은 한 할머니는 예전에 며느리가 사다드린 금 목걸이를
귀중품이라고 아주 잘~~~ 두셨답니다. 그런데 너무 잘~~ 둬서 할머니도 못찾으신 거예요.
그런 경우 종종 있지요. 저도 무지 많습니다. ^^;;;
그런데 이 금 목걸이를 그 A씨가 찾아서 갖고 간겁니다. 역시 노련한(?) 도둑 답지요~
덕분에 할머니는 잃어버렸던 금목걸이를 찾으셨답니다.
할머니는 도둑에게 고맙다 인사를 하게 생기셨지요. ㅋㅋㅋ

또 한분은 A씨가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창문 유리를 깼는데 도둑을 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파출소로 달려가셔서 유리창값을 변상하라고 큰소리를 치셨더니
A씨가 만원을 주더랍니다. 그러자 집주인이 만원으로 무슨 유리를 끼우냐고
또 큰소리를 치셨다죠~ 그러자 그 A씨가 이만원을 드려서 합의 봤답니다.
결국 한순간의 판단 잘못으로 옴팡지게 덤 땡이를 쓴 도둑입니다. 
그러게 나쁜짓을 하면 벌 받는다는걸 잊지 마셨어야죠~~ ^&^

시골에는 문단속을 안하고 다니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저희 집도 전혀 안잠그고 다니는데, 이런 경우를 보면 좀 불안하기도 하고...
워낙 범죄와 거리가 먼 동네라  이번 사건이 한동안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것 같네요. ㅎㅎㅎ

재수 드럽게 없는 빈집 털이범 이야기 였습니다. 여러분들도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