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여성신문기자라는 분에게 인터뷰를 부탁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이것저것 한시간쯤 통화하고는...
드뎌~ 기사가 나왔습니다.
귀농 여성 CEO 4명 ‘자매애’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2007년 3월 문을 연 ‘산모롱이’는 오미자, 능이버섯, 오미자 곶감 등을 생산하고, ‘자연애농원’은 전통방식 그대로 친환경 조롱박, 표주박을 생산하고 공예작품을 만든다. ‘맑은물한동이’는 특이한 오색 고구마, 삼색 감자 등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덕지골농원’은 문경의 대표 작물인 사과와 사과즙을 판매한다. 양 대표는 시인의 마음으로 농사를 짓겠다며 ‘시인과 농부’라고 제품명을 붙였다.
4명의 CEO는 한국사이버농업인회 문경지회 회원들이었다. 서로 알고 지내다 마음이 맞아 넷이 함께 ‘문경전통 찻사발축제’ 등 여러 축제에서 행사 부스를 함께 꾸며 판매와 홍보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넷이 같이 하면 아이디어도 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자신감이 부족하면 같이 해보자고 격려하기도 한다”고 좋아했다. 또 이 대표는 “서로 다른 작물을 키우는 4명이 함께 모여 판매하면, 한 작물을 사러 온 손님이 옆에 놓인 작물도 구입하게 되는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성 귀농 CEO들은 기존 농사 베테랑과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좀 더 연구를 많이 하고 특수 작물을 골라야 했다. 이 대표는 곶감 농사를 시작하며 곶감 건조 시 많이 사용하는 유황처리 방식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고민 끝에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하는 연구를 했고 결국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오미자 곶감을 개발하게 됐다.
봉 대표는 새로운 종자와 농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오색고구마, 자색감자, 홍색감자 등을 생산하고 시래기도 전용 모종을 키워 부드러운 시래기를 출하한다. 봉 대표는 “정보에 빠르고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을 살려 특색 있는 농법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귀농을 하며 처음 작물을 선택하는 작업은 중요했다. 김 대표는 3년 전 귀농을 시작하며 밭에 40여 가지의 작물을 심고도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스님으로부터 다도에 쓰이는 조롱박을 선물 받고, 조롱박 공예를 시작하게 됐다. 양 대표는 귀농 초반, 농사가 익숙지 않아 사과의 크기가 작아 제 값을 못 받게 되자, 사계절 수익을 내는 사과즙 판매를 시작했다.
40~50대의 여성 귀농 CEO들이라 자식 교육 문제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자녀들이 아직 서울에 있는 경우도 있고, 주변에 아이들 또래가 없어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양 대표는 “서울보다 아이들의 교육은 한계가 있지만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즐기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인성교육은 확실하다”고 웃는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아무래도 농사짓는 것이다. 봉 대표는 “농사는 하늘이 반은 지어준다”는 말이 있다며 “뜻대로 되지도 않고 같은 것을 똑같이 심어도 매번 결과가 달라 늘 배우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가끔 도시에서의 삶이 그립고 귀농 CEO로서 힘든 일도 많지만, 남편이 집에 오는 길에 꺾어다 주는 들꽃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1146호 [경제] (2011-08-12)
김희선 / 여성신문 기자 (hskim307@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