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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어머님이 감기로 고생하시네요.

목요일부터 목감기 기운이 좀 있으셨던 어머님이 갑자기 금요일에
감기가 심해지셔서 목이 꽉 잠기고, 기침도 좀 하시더니 점심에는
죽 한숟가락 드신걸 다 토해내기 까지 하셨어요.
남편과 둘이서 놀래서는 바로 시내 병원으로 모시고 갔죠.
어머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올해 여든셋되시거든요.
평소에도 어머님 컨디션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편입니다.
병원에 갔더니 감기시라고 연세가 많으셔서 단순 감기에도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그러신거라며 포도당링거를 놔주셨어요.
그걸 맞고 속이 해지셨다고 하셔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돌아 오는 길에 차멀미를 하시는지 속이 불편하시다고 하셔서
중간에 차를 세워야 했습니다.

집네 돌아 오셔서는 끓여 드린 죽을 그야말로 딱 한숟가락 드시고는
바로 주무셨어요.
오늘도 하루 종일 주무시더니(평소에는 낮잠을 전혀 안주무시거든요.)
저녁때가 되서야 좀 편해 지셨나 봅니다. 덕분에 남편과 저도 한시름 놨어요.

제가 어머님과 함께 살고는 있지만 소위 시집살이라는 것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이제까지 제게 큰소리 한번 안내신분이세요.
제 워낙 성질이 못돼서 간혹 어머님께 큰소리를 내면 어머님은 그래도
어쩌냐~ 하십니다.

또, 남편과 간혹 싸우기라도 하면 언제나 제편을 들어 주시죠. 그러고는 싸움이
진정이 되고나면 제게 살짝 물어보십니다. 뭤때문에 싸웠느냐고... ^.^;;;
전 저희 남편 흉을 어머님과 봅니다. "어머님 애비가요~~" 하고 흉을 보면
"하여튼 애비는... 네 시아버님도 그러셨다...." 하고 저 속상한걸 풀어주시는
어머님이세요. 남편흉을 시어머님께 보는 며느리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함께 살면서 어머님이 제게 불만이 왜 없으시겠어요.
사실 제가 살림을 잘하는 살림꾼을 절대 못되거든요. 그럼에도 한번도 불만스러워
하지 않으시고 동네사람들에게도 제가 잘하는것만 말씀하고 다니셔서 동네에서는
제가 뭔든 아주 잘하는 줄 안답니다. 이런소리 들으면 얼마나 양심에 찔리는지... 에공~~

낮에 다른동네에 여든넘으신 할아버지께서 건강하셨었는데 갑자기 기침을 하셔서
병원 가셨더니 폐렴이고 진단 받으시고 3일만에 돌아가셨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해습니다. 사실 여든셋이면 주무시다가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으실 연세라...
주무시면서도 간혹 기침을 하시는게 영 안스럽네요. 얼른 나으셔야 할텐데...

제가 몸이 조금만 안좋은것 같이 보여도 안쓰러워서 안절부절을 못하시는 우리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사셔서 우리아들들 장가가서 증손자까지 보고 돌아가셔야하는데...
어머님~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