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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의 시집

작은아들의 詩作


어느날 작은녀석이 학교 숙제라고 시를 썼더라구요.
근데 그게 예상외로 괜찮았습니다. 그때는 그냥 소발에 쥐잡았나보다 했어요.
근데 그저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작은녀석이 자기는 시를 쓰는게 너무 쉽답니다.
그냥 길을 가다기도 시가 막~ 떠오른답니다.

남편과 전 솔직이 좀 놀랬습니다. 평소 이미지가(?) 시와는 거리가 좀 멀거든요.

보통의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전 제가 제 아들들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작은녀석의 취미는 총수집과(물론 비비탄총이지요. 작은녀석은 늘 말합니다.
비비탄총은 절대 장난감이 아니라고...^^) 레고수집입니다.
레고는 좀 오래 됐습니다. 말도 하기전 부터 가지고 놀더니 아직도 좋아합니다.
총은 어려서부터 못가지고 놀게 했습니다. 전쟁장난감이라...
전쟁이 얼마나 나쁜지, 그래서 가지고 놀면 안된다. 열심히 설득(?)해서 전혀 사주지 않았습니다.
근데...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더라구요. 그래서 더 열~심히 설명하고 설득했습니다.
얼마나 나쁜지 자료사진도 보여주며... 근데, 그래도 안돼더라구요.
결국에는 6학년때 처음으로 총을 사줬습니다. 안사줘도 아이들에게
빌려오기도하고, 나중에는 못쓰게 된걸 얻어오더라구요...자식, 이거~정말 부모뜻대로 안됩니다. ㅜ.ㅜ
그때부터 모은 총이 6자루쯤 됩니다.

취미에서도 보이듯이 작은녀석은 정서적인것하고는 거리가 좀 멉니다.
그리고 평소에 예쁜 꽃을 봐도 사실 별로 감흥을 못느낍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시란 감성이 매우 풍부한 사람들이 쓰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울 작은녀석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가봐요. ㅋㅋ

사실, 울 작은녀석은 공부를 잘하는 편은 결코 아닙니다.
성격이 활달해서 친구가 아주 많은 아이도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관심을 가집니다.
그외는 전부 무~~~지하게 무관심합니다.
좀 내성적인 면이 많은 아이지요.

시 쓰는게 좋으냐고 물었더니 그냥 떠오를 뿐이랍니다.
다시말해 시 쓰는것에도 별다른 흥미가 없어 보입니다.
자신의 관심 밖이므로... ㅡ.ㅡa

수첩을 마련해서 떠오르는 시들을 한번 적어보라고 했어요.
이제까지는 생각난 시들을 그냥 흘려버렸다기에...
 
잘 써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다른 것들도 좀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해서, 작은녀석의 시들을 제 블로그에
올려 보기로 했습니다.
응원도 많~이 보내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실거지요~~ 막 이래 ㅋㅋ
 

학교 복도에서 만난 친구가 기분이 안좋아서 이야기를 나누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야~ 라고 위로를 해주다가 떠오른 시랍니다.


시간

시간이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그 몇분때문에 뛰고
그 몇분때문에 울고
그 몇분때문에 후회하고

그 몇초가 아깝고
그 몇초때문에 힘들고
그 몇초때문에 괴롭고

시간때문에 슬픈 일이 생기지만
시간때문에 기쁜 일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슬픈일도 괴로운일도
잊어버리고 새 출발을  하고
나는 오늘도 그 몇분 몇초때문에 달린다...



시간이 어떤 색이랑 닮았느냐고 물었더니 흰색이라네요. 윽~~
흰색으로 쓰면 안보이는지라 차선으로 택한 색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