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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요즘 읽고 있는 토지입니다.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입니다.
웬 청소년이냐구요?
저희 동네에는 도서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책을 빌려보기 어렵습니다.(워낙 시골이라 버스도 하루에 몇번 안다닙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아들녀석들이 빌려오는 책을 함께보던가 한번씩 보고싶은 책을 아들들에게 부탁해서 빌려봐야하지요.

덕분에 큰녀석이 보고 있는 청소년토지를 요즘 보고있습니다.
예전에 봤을 때보다 등장인물들의 상처가, 한이 가슴에 많이 와 닿습니다. 제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겠지요?

이 책은 등장인물들이 워낙 많이 나와서 책을 보다보면 손수건을 내주고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같이 앉아 술한잔을 하고 싶은 인물들도 많고, 미워서 때려주고 싶은 인물들도 많습니다. 요즘은 이런 사람들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삽니다.

예전에 봤을 때는 그저 스토리가 재미있었습니다. 월선과 용이의 운명적인 사랑도, 길상과 서희의 가깝고도 먼 사랑도, 별당마님과 환이의 슬픈사랑도, 또 그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도...
그런데 이번에 볼때는 이상하게 인물 개개인에 더 흥미가 갑니다. 그들의 상처와 사랑과 기쁨이 너무가 가슴을 적십니다.

예전에는 임이네가 징글징글하고 정말 싫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니 임이네의 상처가 보이더군요. 살인자의 아내라는 딱지를 붙이고 살아야 했고, 그다음에 만난 용이에게는 운명적인 여인 월선이가 있었기 때문에 임이네는 용이 마음 한 귀퉁이에도 자리 잡지 못했지요. 만약 용이에게 월선이 없었고 용이가 마음으로 임이네를 진짜 아내로 맞았다면 임이네는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심지어는 김두수의 상처도 보입니다.(이렇게 얘기 하니까 제가 꼭 도닦고 있는것 같네요.*^^*)

전 개인적으로 토지하면 재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월선과 용이입니다. 이전에 봤을 때는 월선과 용이가 안스럽고 마음 아파보였는데, 이번에는 월선과 용이의 행복이 보입니다. 서로 정식 부부로 살지는 못했지만, 평생을 서로만을 사랑했고, 믿고 살았기에 월선은 용이 품에 안겨 임종을 맞으면서 행복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이 송관수입니다. 배운것이 많은 것도 아니고, 나라의 운명에 책임 컷도 양반도 아니지만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끌어 안으려 했던 그가 진짜 영웅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이런 사람들이 지켜 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가장 마음에 안드는 인간이 이상현입니다.
소위 고뇌하는 지식인. 일제에 협력하기는 소위 양심에 찔리고, 그렇다고 나서서 독립운동을 하지니 용기가 없고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그야말고 자기 밥벌이도 못했던 인물이 아닌가 합니다.

어째든 똑같은 책이 이렇게 새롭다 다가온다는 것이 무~지 즐겁고 신선합니다.
아직은 책의 중반부라서 읽을 부분이 좀 남아있어 기쁘기는 하지만 한권한권 읽어 갈때마다(청소년용이라 책장이 빨리 넘어 갑니다. -.-0) 아깝습니다. 이거 다 읽고 나면 많이 아쉬울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것 다보면 아리랑을 다시 한번 볼까합니다. 그거도 토지 만큼 새로울까요?  아리랑도 재밌게 본 책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