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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들이 커가나 봐요~~~




남편의 전화기가 새벽부터 불이 났습니다.
오늘 농촌지도자회에서 견학을 가는데 나오라는 전화지요.
물론 전날 못나간다고 분명이 말하고 왔다는데, 이사람이 전화하고,
저사람이 전화하고 정말 거짓말 안하고 한 7통쯤 전화가 왔습니다.
하는 수 없이 남편을 보냈습니다. 에고 내가 못살아~~~ ㅡ.ㅡ^^^
오늘 옥수수따서 보내야 할 것도 많은데... ㅜ.ㅜ
남편은 미안한지 "전화해서 죄송하지만 내일 보낸다고 미뤄봐~" 한마디하고 갑니다. 양심은 있어서...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남편을 보내고 큰녀석을 데리고 옥수수 밭으로 갔어요. 한두개라야 내일로 미루지...
그래도 이제는 저보다 키도 크고 힘도 더 세서 부려먹을만 합니다. ㅋㅋ




작은녀석은 보충수업을 받느라 학교가서 큰녀석만 데리고 갔는데
그래도 선선히 따라와서 힘들다 불평 안하고 잘 도와주네요.
수레에 옥수수를 담아서 끌고 나오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제가 해봤는데 윽~ 밭이 울퉁
불퉁해서 어찌나 힘들던지...역쉬~ 나보다 힘이 세~ 앞으로 자주 부려먹어야지...ㅋㅋ
덕분에 무사히 택배작업을 끝낼수 있었어요. 기특한 녀석~~ ^^



잠시 쉬는 타입에 세수 좀 하겠다며 밭앞의 도랑으로 가더니 이녀석이 안옵니다.
뭐하나 가봤더니... 한참 물막이 공사(?)를 하는 중입니다. ㅡ.ㅡ
이제는 다 컷구나 했더니 역시 아직도 언냅니다. 완전 초딩~~

보통은 아들이 둘이면 둘째가 딸노릇을 한다는데 저희 집에서는
큰녀석이 딸노릇을 합니다.
제가 힘들어 하면 와서 안아주면 "힘드시죠?" 하고는 뽀뽀도 해주고,
제가 아프면 밥상도 차려와서 먹고 기운내라고 해주죠~
어머님께 뽀뽀해드리는 것도, 밭에서 늦게 오면 "언제오세요?" 전화해서 걱정하는것도
이놈이지요. 중3 이라도 아직은 어려서 밖에서 있었던 일들을
대부분 집에 와서 종알종알 떠듭니다. 다른 얘들은 집에와서 별로 말도 안한다는데...
그렇게 종알대는 아들을 보면 가끔 이놈은 그래도 아직은 내품안에 있구나 싶었습니다.
한마디로 아직도 덜컸구나 했지요.

근데 오늘 학원 끝나고는 막차를 타고 집에 왔어요.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물어 봤더니 지가 활동하는 카페에서 오프라인 모임이 문경에서 있었다네요.
처음 듣는 얘깁니다. 활동하는 카페가 있는 지는 알았지만 오프라인 모임이 있다는 건 몰랐어요.
벌써 대구에서도 하고, 상주, 안동에서 할때도 몇번 갔었다는데 전혀 몰랐어요.
그게 어때서?  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그 얘기를 듣는데 갑자기 이제 얘가 조금씩 날
떠나가기 시작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같았으면 다녀오기전에 다녀와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종알댔을 텐데...
항상 얘같았는데 낯선 사람들과 처음 가보는 곳에서 만남도 가질줄 알고,
이제 진짜 다~ 컷나?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부터 이제는 조금씩 떠나보낼 준비를 해야겠지~ 했는데
막상 이런 기분이 드니까 조금 멍~ 합니다. 뭐 심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생소하네요.

기분은~ 쫌 뿌듯하기도 하고, 음~ 뭐라고 해야하지 어쩌든 좀 그렇네요.
근데 생각보다 서운하지는 않습니다. 이게 뭔지~~ 역시 표현력이 넘 부족해~~~ ㅡ.ㅡ;;;
별것도 아닌걸로 호들갑이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엄마 맘에는 그렇게 혼자 호들갑스러워지네요.
자는 아들 얼굴이 한번 더 봐지는 날이네요. ㅡ.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