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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사과밭에서...

"스톱~~ 어어~~서요~~~ 서~~~"
"와자작~~~"
"으휴~~~~ -.-^"
무신 소리냐구요? 사과상자가 박살나는 소리입니다.




얘가 피해자예요. 손으로 폈는데도 원상복구는 안돼요. ㅠ.ㅠ
다행히 사과는 많이 안다쳤지만 상자가 찌그러 졌어요.
사과보다 상자가 더 아까운데...  사과상자는 낱개로는 못사거든요.... 작년에 산 새건데 잉~~
열심히 폈는데도 이렇게 밖에는... 원상복구는 힘들듯... -.ㅜ





범인은 바로 이사람... 이사람을 고발합니다.

사건 경위: 위사람이 사과상자를 기계로 실어 나르다가 후진하면서 아래에 있는 사과상자를 못보고 그만~~~

오늘은 문경읍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이종사촌 서방님댁에 갔습니다.(사실은 오늘 간것이 아니고 다녀온지
한 한달정도 됐습니다. @.@)
저희도 야콘을 덜 캐서(이때는 한참 야콘 캐던 중이었습니다.) 일손이 바쁘기는 했지만 서방님네가 워낙 급해서
원정을 갔습니다.
서방님과 동서는 봄이면 저희 바쁠때와서 도와주고는 했는데 저희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번도 도와준적이 없어서
그동안 밀린 웬수를 갚았습니다. ㅋㅋ





압실 시누님과 함께 갔습니다. 서방님네가 지난번에 사과한상자를 보냈다면서 고마워서 도와주러 함께
가자며 나서셨지요.
근데요. 서방님네 정~말 멉니다. 저희 집에서 한시간이 걸려요. 문경세제옆으로 해서...
저희도 온통산인데 이동네는 저희보다 더 합니다.
해발 300고지... 초겨울 부터 눈이 옵니다. 저희동네에 비가 오면 이곳은 눈이 옵니다. 3월까지...

얼마전에 동서가 일하다 지쳐서 서방님에게 투덜거렸데요.
"우리도 일만 하지 말고, 남들처럼 단풍구경 한번 가자~~~"
창문을 열어주며 서방님왈
"봐라 단풍. 단풍구경했제~~"
"......" 빠직~
동서네 부부는 과일장사를 10년쯤했습니다. 그러다가 4년전에 서방님이 사과나무를 심고, 혼자 틈틈이
관리를 해오다 작년부터 장사를 그만두고 이곳으로 아주 이사를 해서 본격적인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서방님 등뒤에 서있는 키작은 동서가 보이세요?
보기에도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도 무~~지 연약해서 농사일을 많이 힘들어 합니다.
얼마나 연약하냐하면 큰길에서 사과밭까지 걸어서 1분정도(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 인데
2리터 물병을 들고 오면서 그게 무거웠답니다. 털썩~ *_*




어째든 사과가 정말 탐스럽고 예쁩니다. 요즘 나오는것은 부삽니다. 가을 맨 마지막에 따는 품종이라지요.
남편이 찍은 사진이데, 정말 오랜만에 맘에 드는 사진 나왔다고, 옆에서 무~지 좋아합니다.
남편이나 저나 사진찍는 실력이 삐까삐까 해서... 어쩌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하나 나오면
무~지 기쁩니다.~~~  ^___-




이날 날이 좀 흐려서 사진들 색이 선명하지 못해 뽀셔시 작업을 좀 했습니다. -.-
사진기에 있는 기능들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 씬 많서리~~~




사과나무가 아직 어려서 사과들이 대체로 좋습니다.
이놈들은 얼마나 큰지... 
사발면 크기와 비슷하네요. 저거 하나 먹으면 배부르겠다~~~





응~    이건 크고 좋은데 꼭지 있는 부분이 갈라졌어요.
이런 놈들이 많습니다. ㅜ.ㅜ
가물었다가 비가 오면서 이놈들이 물을 많이 먹으면 이렇게 된다네요.
아까워 죽겠어요. 꼭 크고 좋은 놈들만 이렇게 갈라졌어요. 아까워라~~~



예뻐서 한장~







이놈은 어쩌다 이렇게 생겼는지...
마치 배꼽이 툭 튀어 나와 있는것 같이 생겼어요. ㅋㅋ






이놈은 글쎄, 나뭇가지 사이에 끼어서 이렇게 됐어요. >.<
어려서 이런것들은 모두 따주는데 아마 그때 빠트렸나봐요.
웃기게 생겼다.ㅋㅋㅋ







예쁜 마누라도 한장 찍어 달라고 마고 졸라서 겨우 한장 찍혀 봤어요. ^^

무슨 일이든 거져되는건 없지요. 농사도 그렇습니다. 쉬운 농사는 없어요.
특히 제대로 잘~~ 지으려고 하면...
사과밭도 그렇습니다. 가지치고, 거름하고 기본적인것들 말고도, 꽃이 피면 꽃도 따주고,
열매가 맺히면 열매도 속아주고, 사과가 커지면 사과 주위의 잎들을 일일이
따줘야 합니다. 그래야 햇볕이 골고루 비춰서 색이 예쁘게 납니다.
그밖에도 잔손질이 많이 가는 농사지요.
서방님네는 사과 나무를 심어 놓고 이제까지 한번도 제초제를 친적이 없습니다.
힘들어도 꼭 예초기로 제초작업을 합니다.
농약도 남들 절반밖에 안칩니다. 그래서 사과가 아~주 맛있습니다.

이날 일 쬐끔해주고 사과는 왕~ 창 얻어왔습니다.
제가 복이 많아서 시댁식구들이 모두 착해요.
시누님도 동서들도 그래서 우린 함께 일하면 즐겁고, 재밌습니다.
인복이 엄청 많은 동이입니다. ^--------^ 
이날 얻어온 사과로 평소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인심 좀 썼습니다. ^^